서울에서 기계부품 제조로 20년간 중소기업을 운영한 한 대표는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을 만큼 기업을 탄탄하게 키웠다. 은퇴 시기가 오자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줄 생각이 없었지만 30명이 넘는 직원들의 고용유지에 대한 고민을 하였다. 그러나 자녀에게 엄청난 상속세가 나오는 것을 알고 쉽사리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기업의 영속은 상속이 아니고 고용유지를 위해 필요
기업가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가 고용유지다. 근로자의 고용안정은 우리나라 경제의 매우 중요한 주춧돌이다. 따라서 기업을 오너의 자녀에게 승계하던 승계하지 않던, 기업으로서 오래 영속되어야 한다. 그런데 오너가 사망하는 경우 그 주식이 상속되면 자녀는 기업을 물려받는 그렇지 않든 상속세 폭탄을 맞게 되고, 이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사모펀드나 관련 기업에 매각하면 그동안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한 직원들의 정리해고 등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된다.
가업승계하지 않아도 주식 상속으로 높은 상속세 발생
법인의 주식은 상속재산에 포함이 된다. 주식의 상속 가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규정에 의해 결정되어 높은 상속세가 발생된다. 특히 비상장주식은 여타의 다른 상속재산과 다르게 현금화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비상장주식의 상속은 상속세만 남긴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결국 부친이 열심히 일구어 놓은 사업이 자녀에게는 세금 폭탄으로 남는 불상사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이를 줄이는 것이 자녀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인 것이다.
기업의 영속(상속) 비용을 줄이는 방법
기업의 영속 비용은 주식 상속 비용으로 보면 간단하다. 주식가치는 자산가치와 이익가치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크게 네 가지 원칙을 적용하면 된다.
첫째는 대표이사의 상속 지분을 줄인다. 자녀에게 미리 증여하거나, 부부간에 그 지분을 나누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주식 지분을 줄여야 한다. 지분을 줄이면 그만큼 상속재산이 줄어들기 때문에 효과가 가장 강력하다.
둘째 자산 가치를 줄인다. 부동사의 보유, 기타 자산 규모 등을 파악하고, 미처분이익잉여금 축소, 배당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자산가치를 줄여야 한다.
셋째 손익 가치를 줄인다. 자본금이 적은 회사일수록 손익가치가 매우 크게 반영된다. 손익가치의 조정은 기업의 영업활동과 직결되므로 이를 조정하는 것을 매우 조심해서 진행해야 한다.
넷째, 기업 영속으로 인해 발생하는 상속세는 기업에서 준비해야 한다. 기타 상속재산이야 상속받는 재산을 처분하는 방법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일반적으로 상속세만 남겨지는 주식에 대해서는 기업이 상속세를 부담해 줄 수 있다면 매우 바람직한 영속 준비라 할 수 있다.
기업 영속 준비는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야
지분조정과 가치조정은 일부 기업 경영상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중기이코노미 기업지원단의 안태홍 본부장은 “기업의 영속, 상속을 준비하는 일은 단기간의 작업이 아니며, 단순히 가치 조정이나 세금에만 초점을 맞춰서 준비해서도 안된다. 반드시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보장하면서 진행돼야 한다. 따라서 다양한 전문지식과 자문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통해 기업에 맞는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 단계마다 적절한 리스크 체크를 하면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