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3년보다 늘어난 투자액 13%를 세액공제

 

중소기업이 주목해야 할 세법개정안㊤

올해 정부 세법개정안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세제개편들이 큰 관심을 끌었다. 또 주식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예년에 비해 기업에 직접 영향이 있는 세제개편 사항들은 관심을 덜 받은 편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중소기업이 관심을 갖고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할 세제개편 사항들이 눈에 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초점을 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장 올해 투자계획과 연관이 있을 수 있는 투자세액공제가 대표적이다. 또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국내 복귀기업 지원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있다.

 세법은 통상 예산안과 함께 12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에 시행되지만, 국회에 제출될 정부안이 원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통과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부안을 사전에 숙지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의 투자계획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는 세법개정안 내용을 살펴본다.

 

소득세와 법인세 납부 시 중요한 공제항목이 투자세액공제다.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가 대표적이며, 특정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제도가 9가지 운영되고 있다. R&D 설비를 비롯해 생산성 향상, 안전, 에너지절약, 환경보전, 5G 이동통신, 의약품 품질관리, 신성장기술 사업화, 근로자 복지증진 등과 관련된 시설에 투자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0가지 세액공제 제도의 2018년 감면액은 1조6000억원 수준이다.

 공제율은 통상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에 다른 세율을 적용하는 3단계로 구성돼 있다. R&D 설비 공제는 1·3·7%가 적용되고, 환경보전시설 공제는 3·5·10%가 적용되는 식이다.

 공제혜택을 치밀하게 분석해 효율적으로 투자계획을 수립하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고 복잡했다.

 정부는 법에서 정한 특정시설 범주에 맞춘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에 대한 기업의 자율적 의사결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며, 9개 특정시설 투자세액공제에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까지 합쳐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9가지 투자세액공제,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와 통합·확대

통합세액공제는 공제대상인 특정시설을 직접 열거하는 방식에서, 예외사항을 뺀 모든 일반 사업용 유형자산을 대상으로 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토지와 건물, 차량 등은 제외했다.

예외사항에는 업종별 특성도 반영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차량은 제외대상이지만 운수업은 차량 투자에 대해 공제받을 수 있다. 건설업은 포클레인 등 중장비에 대한 투자가 세액공제 대상이다. 건물은 제외대상이지만 관광숙박업의 경우 건축물과 부속시설이, 도소매와 물류업은 창고 등 물류시설이 공제대상이다.

단, 투자지역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수도권과밀억제권역 밖 투자로 제한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체투자, 산업단지 내 투자 등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이 예외를 인정한다.

예년보다 투자를 늘리는 기업은 더 많은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 점은 특히 투자계획을 수립할 때 중요하게 고려할 점이다. 종전에는 당기투자분에 대한 세액공제만 있었다. 내년부터는 당기투자분에 대한 기본공제에 더해 투자증가분에 대한 추가공제를 부여하기로 했다.

기본공제는 당해연도 투자액 전체에 대해 기본공제율(대기업 1%, 중견 3%, 중소기업 10%)을 적용한다. 그리고 직전 3년 투자액보다 늘어난 투자액(당해연도 투자액–직전 3년 평균 투자액)에 대해서는 모든 기업에 3%의 추가공제율을 적용한다. 투자가 증가한 부분만 따로 보면 대기업 4%, 중견 6%, 중소기업 13%의 높은 공제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이와 별도로, 신성장기술 사업화시설 투자는 일반투자보다 2%p 높은 기본공제율(대기업 3%, 중견 5%, 중소 12%)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현행 신성장기술 사업화시설 투자 세액공제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전체 R&D 비용이 매출액의 2% 이상이어야 하는 등 3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앞으로는 이 요건이 모두 폐지된다.

새로운 통합투자세액공제는 2021년 1월1일 이후 소득세와 법인세를 신고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2020년과 2021년 투자분은, 기업이 통합투자세액공제와 기존 특정시설 투자세액공제 중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현행 특정시설 투자세액공제 적용기한이 2021년 말인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