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진단키트, 태국·인도 자동차 시장 뚫은 중기와 무역관 시너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 전세계 교역이 감소하면서 주요국의 수출은 부진한 상태를 이어간 반면, 우리 수출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5128억5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5.4% 감소했지만,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전년대비 17.3% 증가한 456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수출 증감률 면에서 우리나라는 10대 수출국 가운데 4번째로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WTO 통계에 따르면(2020년 1월~10월 누계), 주요국의 수출 증감률은 프랑스가 -17.7%, 미국이 -14.5%, 일본 -11.7%의 수출 감소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8.2% 감소를 보였지만 플러스 또는 한자리 수 감소국은 홍콩, 중국, 네덜란드와 우리나라 4개국 뿐이다. 지난해 말까지 우리나라 최종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5.5%를 나타냈다.

지난해 수출을 보면, 반도체·컴퓨터·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주력 품목의 선전이 이어진 가운데, 시스템반도체·진단키트·친환경차·화장품·농수산식품 등의 신성장 품목들이 모두 연간 최고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우리 수출의 저변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2018년 17.4%에서 지난해 1월~11월 누적 19.5%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중견기업은 16.7%에서 17.4%로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 수출 비중이 절반 이상인 화장품·농수산식품 등 유망 소비재가 역대 연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코트라가 최근 내놓은 ‘코로나19 속 우리기업 해외투자 성공기’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과 전세계 교역 위축 속에서도 세계시장 진출에 성공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우리 기업들이 있다. 

 

◇멕시코에 진단키트 납품한 ‘씨젠’=코로나19 진단키트 등 유전자분석 시약 제조, 도매 기업 ㈜씨젠은 지난해 국내기업 최초로 멕시코 민간분야 진단키트를 납품할 수 있었다. 씨젠의 사례는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기업과 현지 공공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가진 멕시코시티무역관의 시너지가 만든 우수사례다.

씨젠과 맥시코시티 시정부와의 면담 장면<사진=코트라>

 

코트라 멕시코시티무역관은 지난해 3월 질병관리본부에 진단키트 등록을 시도하던 씨젠을 지원하게 됐다. 수시로 업데이트 되는 식약처의 긴급사용 허가제도 절차 내용을 멕시코시티무역관과 씨젠은 발 빠르게 파악해 타국가의 회사보다 상대적으로 조기에 제품 등록을 하고, 국내기업 중 처음으로 멕시코에 진단키트를 납품했다.
 

멕시코시티무역관은 공식 절차 외에도, 주요 정부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지 등록 관행에 필수적인 정보를 파악해 씨젠의 제품이 빨리 등록되도록 도왔으며, 글로벌기업 또는 현지기업에 유리한 공공분야 수의계약에서도 멕시코시티 시정부와 씨젠의 면담을 주선해, 현지 정부에 좋은 인상을 남기는 계기가 됐다. 또한 멕시코시티무역관은 32개 연방정부 보건부 구매 담당자의 연락처를 파악해 화상상담 신청 서안을 보냈으며, 그 결과 총 25개 주와 씨젠의 화상상담이 성사돼 5개 주를 시작으로 제품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태국 차 시장 진출 ‘피앤이시스템즈’=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 시스템과 전장부품 등 전기차 솔루션을 제공하는 ㈜피앤이시스템즈는 지난해 2월 태국업체인 VC에너지사와 현지에 전기차용 배터리팩 및 충전기 조립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MOU 이후 VC에너지사의 공장부지 공사가 진행되고, 합작법인 협상체결 협상을 진행하는 중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서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었다.

해외추진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피앤이시스템즈는 코트라 방콕무역관의 지원을 받아 현지 합작법인설립에 필요한 자료와 자문을 받을 수 있었고, 합작공장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또, 방콕무역관의 주선으로 태국의 주요 전기차 충전기기 관심업체들과의 화상상담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잠재고객들과도 소통을 할 수 있었다.

피앤이시스템즈와 VC에너지사의 합작공장 준공이 완료되면, 연간 배터리용량 60㎾h급 전기차용 배터리팩 5000대분과 100㎾급 급속충전기 2000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일본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태국 자동차시장에서, 몇 안 되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투자진출 사례라는 의미도 있다.

 

◇인도 봉쇄령 위기 극복 ‘세아베스틸’=특수강 전문 제조기업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초 새로운 시장 탐색을 위해 코트라 인도 첸나이무역관을 찾았다. 인도는 완성차 판매 세계 TOP5 국가 중 하나이며, 세아베스틸의 특수강은 자동차 산업의 주요 후방산업으로 인도 내 자동차 시장이 확대되는 것이 세아베스틸에는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첸나이무역관은 남인도 시장현황 자료를 제공하고, 공장부지와 사무실 관련 현지 컨설팅사를 소개하는 등 세아베스틸의 인도 진출에 적극 협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으로 첸나이 항구 및 세관업무가 일지 중단돼, 인도정부는 보관료를 면제하도록 하는 공지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아베스틸은 물류비용을 청구받게 됐으며, 이에 첸나이무역관은 인도 세관당국과 선주사와 만나 세아베스틸의 물류비 면제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공식서한을 작성하는 등 기업을 지원했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인증 관련 업무에 대해서도, 첸나이무역관은 세아베스틸의 공장 운영에 필요한 BIS인증에 대한 안내와 인증 취득을 지원해 인도시장 진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